하림, 국가기관 행사 갑작스러운 섭외 취소…
2024년 12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는 집회 현장. 그 무대에 선 뮤지션 하림은 노래를 통해 메시지를 전했고, 그 모습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았다. 그러나 그날의 노래가 뜻밖의 결과로 돌아온 걸까. 2025년 5월, 하림은 국가기관이 주최하는 한 행사에서 예고 없이 섭외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직접 밝혔다. 그가 받은 통보의 이유는 다름 아닌 ‘작년 겨울 거리에서의 노래’였다. 하림은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상황을 조심스레 알렸다. 그는 “며칠 앞으로 다가온 국가기관 행사에서 갑작스럽게 섭외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이유는 지난해 광장에서 노래했다는 것이라고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남북 청소년과 관련된 행사였으나, 그는 행사명이나 주최 기관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이미 포스터까지 제작되어 있었던 행사였다는 점에서 섭외가 단순 변심이 아닌 외부적 압력에 따른 결과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은 죄 많아 노래가 두려운 걸까”
하림은 SNS에 올린 글에서 씁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후의 인터뷰들로 인해 상황이 누군가에겐 불편했나 보다”며 “지은 죄가 많아 노래가 두려운 걸까”라고 비판했다. 예술가로서 거리에서 노래한 것이 권력자들에게는 ‘불편한 행위’로 인식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는 이번 일을 단순한 섭외 취소 이상으로 바라봤다. “이런 식의 결정은 또 다른 블랙리스트의 조짐으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다”며 문화예술계의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하림은 이번 행사 참여를 위한 개런티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행사 성격에 공감하며 흔쾌히 수락했던 상황이었다. 그런 그가 행사 포스터까지 나온 상황에서 갑자기 제외된 것이다.
“기획자와 실무진의 난처함, 그들이 죄는 아니다”
하림은 행사 취소를 통보받은 뒤, 행사 담당자들의 어려운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미안해하며 설명하는 기획자의 모습을 보고, 실무진들이 죄 없는 사람들이란 걸 느꼈다”며 “괜찮다고 말했지만, 이대로 넘어가기엔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결국 그는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동료 후배들을 위해 이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이 일을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더 넓은 맥락으로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정 정치적 사건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예술 활동이 제약받는 현실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의미다.
“눈치 보기 문화, 예술가를 낙엽처럼 쓸어버리려 한다면…”
논란이 점점 확산되자 하림은 후속 글도 게시했다. 그는 “처음 글은 단순히 기록용으로 남긴 것이었고, 후배들을 위한 조언의 의미였지만 논쟁이 되어 버렸다”며 “아마도 누군가가 ‘알아서 눈치’를 본 결과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명확한 압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더라도, 현장의 누군가가 윗선을 의식해 자의적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하림은 “예술가들을 자꾸 낙엽처럼 이리저리 쓸어버리려 한다면, 이젠 비에 젖어 바닥에 단단히 붙어버릴 생각”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그래도 우리는 끝내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자”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하며, 예술이 지녀야 할 본질적 가치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하림, 거리에서의 노래와 그 의미
하림은 2024년 12월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 참여했다. 당시 그는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출국’ 등 자신의 대표곡을 부르며 무대에 섰다. 이 무대는 단순한 공연이 아닌, 하나의 메시지 전달 수단이었다. 하림은 그 자리에서 “노래할 때마다 이 곡이 세상의 모든 약한 사람들에게 닿기를 바란다”며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도 약자와 연대해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는 단지 공연이 아닌, 사회적 발언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발언이, 몇 달 뒤 한 공적 행사에서의 배제라는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예술
하림의 사례는 단순한 개인의 섭외 취소 사건으로만 보기 어렵다. 예술인의 정치적 발언과 활동이 이후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표현의 자유’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와 국가기관이 주최하는 행사에 예술인을 선정하거나 배제할 때, 정치적 입장이나 과거 발언이 기준이 된다면 이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와 다를 바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림은 이번 일로 인해 ‘예술인의 자율성’이 다시 한번 도전받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젊은 예술가들이 비슷한 일을 겪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다음 세대의 문제”라고 했다.
예술의 힘과 그 의미
예술은 본질적으로 자유롭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다. 때로는 권력에 비판적일 수 있고, 때로는 소외된 이들의 언어가 되기도 한다. 하림은 자신의 노래를 통해 이런 예술의 역할을 실천해 왔고, 지금도 그러한 예술가로서의 신념을 지키고 있다. 이번 국가기관 행사 섭외 취소 사건은 단순히 한 명의 가수를 둘러싼 해프닝이 아니라, 더 큰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예술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그리고 과연 자유롭게 노래하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여전히 존재하는가?
하림의 말처럼, 예술가를 낙엽처럼 바람에 흩날리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바닥에서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할 때다. 비에 젖어도, 땅에 붙어도, 결국 예술은 사랑과 자유를 노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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