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스본_태양의 도시, 리스본에서 삶을 노래하다
유럽의 서쪽 끝, 대서양을 향해 열린 문 하나. 그 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도시가 있다. 바로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이다. 찬란한 태양이 하루 종일 도시를 어루만지는 이곳은, 역사와 예술, 삶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매혹적인 여행지다.
리스본 여행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 유명한 노란색 트램 28번이다.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힘차게 달리는 이 작은 전차는 알파마 지구부터 바잉사까지 도시의 주요 명소를 관통하며, 마치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이끄는 듯한 감성을 선사한다. 트램을 타고 언덕을 오르면, 붉은 기와지붕이 파도처럼 펼쳐진 풍경과 만난다. 그 너머엔 짙푸른 대서양, 그리고 천천히 떠나가는 크루즈선이 리스본의 여유로움을 증명한다.
포르투갈의 심장인 리스본의 명소 중 하나는 단연 벨렘 지구다. 이곳에는 대항해 시대의 위용을 보여주는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벨렘탑이 우뚝 서 있다. 하얀 석회암으로 지어진 이 건축물들은 16세기 포르투갈의 영광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벨렘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은 바로 파스텔 드 벨렘이다. 갓 구운 에그타르트 한입은 바삭한 껍질 안에 부드러운 크림을 품고, 고요한 오후를 달콤하게 채운다.
하지만 리스본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도 명성을 자랑한다. 파두(Fado)라는 전통 음악은 사랑, 이별, 그리움을 노래하며 골목골목을 물들인다. 어둠이 내려앉은 후, 좁은 골목의 작은 바에서 들리는 파두의 선율은 이 도시의 깊이를 새삼 깨닫게 한다. 리스본은 듣는 도시이자, 느끼는 도시다.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은 바이후 알투와 LX 팩토리와 같은 현대적 감각이 살아 있는 지역에서 드러난다.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복합 문화 공간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전시가 이어지고, 감각적인 카페와 서점, 빈티지 숍이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리스본의 예술적 감성은 이처럼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무엇보다 리스본은 사람 냄새가 나는 도시다. 시장에서 웃으며 생선을 고르는 어머니, 해 질 무렵 광장에서 기타를 치는 청년, 노을을 바라보며 맥주잔을 기울이는 여행자까지—이 도시는 삶의 풍경으로 가득하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리스본은 오늘도 시간을 살아낸다.
리스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찬란한 햇살 아래 걷는 언덕, 짧지만 깊은 감정을 담은 노래, 그리고 여유로운 커피 한 잔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단지 보는 여행지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지다. 리스본은 도시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이며, 당신의 여행은 그 시의 마지막 행이 될 것이다.
2. 벨렘 지구_ 대항해의 꿈이 깃든 리스본의 보석
포르투갈 리스본의 서쪽 끝자락, 태그스 강을 따라 흐르는 바람을 따라가다 보면 도착하게 되는 곳. 그곳이 바로 벨렘 지구(Belém)다. 대항해 시대의 영광과 예술, 그리고 달콤한 향기가 어우러진 이 지역은, 리스본을 여행하는 이들이 반드시 찾는 대표 명소다.
벨렘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시간은 조용히 거꾸로 흐르기 시작한다. 포르투갈의 찬란한 항해 시대를 상징하는 벨렘탑(Torre de Belém)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은 그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16세기에 세워진 이 요새는 한때 바다로 나아가는 선박을 수호하던 수문장이었다. 이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리스본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조용한 등대가 되었다.
그로부터 몇 걸음 더 옮기면 눈앞에 펼쳐지는 또 하나의 유산, 제로니무스 수도원(Mosteiro dos Jerónimos)이 있다. 고딕과 르네상스, 그리고 포르투갈 특유의 마누엘 양식이 조화롭게 녹아든 이 수도원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예술 그 자체다. 바다를 누비던 용기 있는 영혼들을 기리는 듯한 정교한 석조 장식은 방문객의 숨을 멈추게 한다. 이곳에는 ‘항해자들의 시인’ 루이스 드 카몽이스가 잠들어 있고, 바스쿠 다 가마의 무덤도 조용히 놓여 있다.
그러나 벨렝 지구는 단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MAAT 현대미술관과 벨렝 문화센터에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예술이 숨 쉬고, 주말이면 강변 산책길을 따라 자전거와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옛것과 새로움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서 여행자는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 지역의 진정한 ‘맛’은, 단연코 파스텔 드 벨렘(Pastel de Belém)이다. 1837년부터 이어져온 이 전통의 에그타르트는, 바삭한 페이스트리와 달콤한 커스터드의 완벽한 조화로 리스본의 맛을 정의한다. 매일 수천 개가 팔리는 이 작은 디저트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서는 여행자들의 모습은 벨렝의 또 다른 풍경이다.
포르투갈 여행에서 벨렝을 찾는다는 것은 단순한 관광 그 이상이다. 이곳은 역사와 미각, 예술과 사색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감동의 공간이다. 리스본의 명소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장소, 벨렝 지구는 과거의 빛을 오늘로 비추며, 미래를 향해 조용히 이야기한다. 파도소리와 석양, 그리고 천천히 흐르는 강물처럼—벨렝은 천천히, 그러나 깊게 다가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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