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개그 프로그램이 망하는 이유...
김문수 아웃, 한덕수 인?
국민의힘 정치드라마, 그 제목은 ‘단일화의 미학’
정치가 이토록 재미있을 수 있을까? 개그맨들이 밥벌이 걱정을 할 지경이다.
2025년 5월, 국민의 힘은 그야말로 한 편의 리얼리티 정치 예능을 실시간으로 송출 중이다.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상스럽게 새벽 회의를 소집하고, 후보 등록을 1시간 만에 마감하고, 당헌과 당규, 민주주의의 절차는 고이 접어 장롱 속에 넣어버렸다. 그 중심에는 김문수라는 이름이 있다. 그리고 새롭게 떠오른 이름은 바로 한덕수다. 이쯤 되면 ‘후보 교체극’이 아니라, ‘정치 풍자극’이라는 장르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비상대책위원회가 비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먼저 상황을 정리해보자. 김문수 후보는 당원과의 단일화를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권영세 비대위원장에 의해 후보 자격이 박탈되었다. 그리고 그 공석을 메운 인물은 다름 아닌 한덕수 전 총리. 이쯤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힘은 '단일화'를 통해 하나가 되려는 것인가, 아니면 '단일화'라는 명분으로 하나씩 제거하려는 것인가? 사실상 이번 사건은 단일화라는 정치적 명분을 무기로, 내부 정치 갈등을 정리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공당(公黨)의 결정 과정이 이토록 일사천리로, 그것도 새벽 시간에, 갑자기, 누구도 모르게 진행되는 것이 상식인가?
“입 다물고 따르라”는 지도부의 진심?
권영세 위원장은 김문수 후보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지도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했으며, 당의 기강을 해쳤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런데 그 표현은 어딘가 낯설지 않다. 어딘가요? 바로 권위주의 시대의 정부 발표문에서 자주 접했던 어휘다. 지도부를 비판하면 자격이 박탈되고, 당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되는 분위기. 이것이 과연 21세기 정당 정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인가? 아니, 권력 중심의 논리와 충성 경쟁만이 존재하는 구조에서 ‘당원 민주주의’는 그저 슬로건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법원이 인정했다”? 법 앞에 평등하지만 그 평등도 선택적?
권 위원장은 김문수 측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었다는 점을 들어, “법원이 당의 자율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당당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가처분 기각은 ‘절차가 옳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급성과 형식상의 정당성’만 따진 임시 조치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이미 게임 오버를 선언한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결정권자’의 입맛에 따라 법도, 절차도, 원칙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정치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즉,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되, ‘선거철’에는 예외적으로 더 평등한 이들이 있다는 뜻이다.
“한덕수 카드, 친윤의 복심인가?”
이제 스포트라이트는 한덕수 전 총리에게로 옮겨간다. 오랜 공직생활과 원숙한 이미지로 중도층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전략은 이해된다. 그러나 당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 선택이 단지 전략적 카드일 뿐만은 아니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친윤계가 결국 원하는 인물을 밀어 올리기 위한 시나리오"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한덕수 후보는 대통령실과의 교감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등으로 인해 ‘윤심 직통 후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이쯤 되면 ‘당원 투표’는 허울뿐인 형식일 뿐, 실질적 지명은 이미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벽의 정치, 깨어 있는 시민은 졸려요”
후보 교체 과정은 그야말로 ‘새벽 정치’의 전형이었다. 1시간짜리 초단기 후보 등록 공고, 갑작스러운 회의 소집, 언론도 미처 취재하지 못한 정보 비대칭. 이런 방식은 과거 군부독재 시절 ‘계엄령 속 공보 발표’를 떠올리게 한다. 민주주의는 공개된 장에서의 토론과 검증을 통해 완성되는 것인데, 국민의 힘은 그 과정을 ‘밤 시간대 일방통행’으로 대체했다. 깨어 있는 시민이라도 잠시 눈 붙였다가 일어나면 후보가 바뀌어 있는 셈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당 정치인가?
“민주정당 맞습니까?”
이번 사태는 국민의힘이 스스로 내세워 온 ‘민주 정당’의 정체성에 큰 의문을 던진다.
단일화와 후보 교체가 정치 전략의 일부가 될 수는 있지만, 그 방식이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채 강행되었을 때, 그 정당은 과연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당내 의견 차이는 곧 갈등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에너지다. 그러나 지금의 국민의 힘은 다른 목소리를 ‘처리’ 대상으로 여긴다. ‘단일화’라는 미명 아래 이견을 제압하고, 절차를 무시하며, 새벽에 결정을 밀어붙이는 정치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정치판은 요지경, 그러나 유권자는 기억한다
정치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고, 정당은 민의를 대변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오늘날 국민의 힘이 보여준 모습은 민의를 외면하고, 정당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채 오직 권력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가 잘했느냐 못했느냐는 차치하자. 중요한 건 그 과정이다. 과정이 불투명하고 일방적이며, 사후 설명조차 부실하다면 그 정당은 결국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기억한다.
민주주의는 단일화가 아니라, 다원성과 절차적 정당성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국민은 정치 드라마의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이다. 그 사실을 정당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캐논 정품] EOS R10 / RF S18-45mm/512G 패키지/ED - 미러리스 | 쿠팡
쿠팡에서 [캐논 정품] EOS R10 / RF S18-45mm/512G 패키지/ED 구매하고 더 많은 혜택을 받으세요! 지금 할인중인 다른 미러리스 제품도 바로 쿠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www.coupang.com
※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