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 아이유의 '네버 엔딩 스토리'는 다르게 흐른다 🌸
– 꽃갈피 셋, 그리고 기억의 방식에 관하여
어떤 노래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무른다.
마치 오래된 엽서처럼, 한참을 들여다보게 만들고, 때론 마음 한 켠을 콕 찌르기도 한다.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가 바로 그런 노래다. 그리고 지금, 그 노래가 다시 불려졌다. 아이유의 목소리로. 🎙️

🌹 "꽃갈피 셋", 추억을 다르게 꺼내는 방법
아이유는 ‘꽃갈피 셋’을 통해 세 번째 리메이크 여정을 시작했다. 이전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도 “그 시절의 노래”를 다시 부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아이유의 리메이크는 단순히 ‘다시 부르기’가 아니다.
그녀는 매번 이 질문을 던진다.
> "왜, 지금 이 노래를 다시 불러야 할까?"
<네버 엔딩 스토리>는 원곡부터가 감정의 폭발을 머금은 명곡이다.
이승철의 보컬은 그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강렬하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단지 멜로디가 아닌 청춘의 응어리 같은 존재였다.
그런 곡을, 아이유가 다시 부른다는 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감정에 대한 ‘접근’이었다.
🌌 감정을 터뜨리지 않고, 천천히 물들이는 방식
리메이크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엇갈리기 마련이다.
특히 아이유의 <네버 엔딩 스토리>를 두고는 극명한 반응이 오갔다.
“원곡의 감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말부터 “아이유다운 새로운 해석이다”라는 반응까지.
하지만 중요한 건, 아이유는 원곡을 뛰어넘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원작자의 감정을 모사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
아이유는 <네버 엔딩 스토리>를 ‘몽환적인 추억’으로 재해석했다.
이 감성은 서동환 작곡가의 피아노와 스트링 편곡, 그리고 정제된 보컬 톤을 통해 구체화됐다.
> “이 곡은 그 시절을 그대로 재현하는 게 아니라, 그 시절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곡이에요.” – 아이유

🎬 ‘8월의 크리스마스’의 오마주, 뮤직비디오에 담긴 이야기
아이유가 선택한 감정의 결은 뮤직비디오를 통해 더욱 명확해진다.
<네버 엔딩 스토리>의 영상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공식 오마주한 작품이다.
그 영화처럼, 아이유의 뮤직비디오도 크고 격정적인 고백은 없다.
사랑은 있지만, 고통은 잠잠히 흘러간다.
눈물이 아닌, 한숨처럼 가볍고도 깊은 무게로 마음을 스친다. 🌙
이 감정은 음악과 영상을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아이유의 보컬은 단조로운 호흡과 여백을 통해, 고요하게 스며드는 감정의 결을 그려낸다.
그리고 이 여백은 보는 이의 기억으로 채워진다. 바로 그 지점에서, <네버 엔딩 스토리>는 새롭게 시작된다.
🎼 리메이크의 목적은 ‘더 잘’이 아닌 ‘다르게’
우리는 종종 리메이크 곡을 들을 때 원곡과의 비교부터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아이유의 리메이크는 그 게임의 룰에서 벗어나 있다.
그녀는 더 강하게, 더 높게 부르려 하지 않는다.
이승철처럼 부르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다.
> “어떤 곡은 누군가의 목소리로 완성되어 버리죠.
하지만 저는 그 완성을 다시 흩뜨려 보고 싶었어요.” – 아이유의 인터뷰 중에서
아이유의 <네버 엔딩 스토리>는 원곡의 구조를 해체하지 않으면서도, 전혀 다른 감정의 입구를 연다.
이 곡을 통해 그녀는 누구의 기억도 침범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옆에 머물 수 있는 ‘재해석의 미학’을 보여준다.
💡 ‘꽃갈피 셋’이 의미하는 것
‘꽃갈피’는 그 이름처럼 누군가의 책갈피 안에 오래도록 끼워두는 노래들을 담아낸다.
하지만 이번 세 번째 앨범은 단순한 향수 자극을 넘어서, 기억의 감정선을 다시 쓰는 작업에 가깝다.
특히 <네버 엔딩 스토리>는 리메이크 앨범 전체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 같은 곡이다.
누구보다도 조심스럽게, 그리고 정성스럽게 그 시절의 감정을 다시 길어 올렸다. 🎐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이유는 묻는다.
“당신은 그때, 이 노래를 어떻게 기억하나요?”
🍂 익숙한 것을 낯설게,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많은 리메이크가 원곡을 모방하며 시작되지만, 아이유는 다르다.
그녀는 기억의 풍경을 '다르게' 그리고 싶어 한다.
<네버 엔딩 스토리>를 아이유가 다시 불렀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어떤 확신을 드러낸다.
그녀는 지금, 대중이 원하던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래한다.
그래서 아이유의 리메이크는 언제나 작지만 깊다.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잠시 멈춘다.
익숙한 멜로디 속에서 조금은 낯선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
📝 '다르게 부른다'는 용기
결국, <꽃갈피 셋>은 ‘더 잘 부르기 위한 리메이크’가 아니다.
‘다르게 부르기 위한 용기’에서 시작된 앨범이다.
이승철의 <네버 엔딩 스토리>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인생의 배경음악일 것이다.
그리고 아이유의 <네버 엔딩 스토리>는 또 다른 누군가의 밤을 조용히 감쌀 것이다.
리메이크는 비교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다시 꺼내어 보는 감정의 방식,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느끼는 우리의 감정을 위한 창이다.
아이유는 그 창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감정의 파편들을 조용히 받아낸다. 🌙
